Yonsei Human Development Lab

2025년 4월 27일
작성자 - 박세린
갓 태어난 아기는 아직 많은 부분이 완전히 발달되지 않은 상태이다. 그렇다면 아기의 감각능력을 어떨까? 아기가 정말 엄마를 알아보는 것이 맞을까?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의 다섯 감각은 같은 속도로 발달하지 않는다. 아기의 촉각과 후각은 태어날 때부터 이미 거의 발달을 마친 상태로, 엄마의 젖과 다른 젖 냄새를 구분할 정도이지만, 다른 감각들은 비교적 더디게 발달한다. 생후 4개월 이전의 아기는 젖의 맛과 비슷한 단맛을 좋아하지만, 4개월 이후의 아기들은 짠맛에도 눈을 뜨며 맛의 세계를 점점 알아간다. 흥미로운 점은, 아기는 엄마가 임신 중이나 수유기에 먹은 음식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한 실험에서 임신 중인 토끼에게 사과주스를 주었을 때, 사과주스를 먹은 토끼의 새끼는 그렇지 않은 새끼 토끼에 비해 사과주스를 더 좋아했다. 이는 인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여서, 임신기와 수유기에 다양한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이 이후 아이의 편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태어난 순간부터 아기는 소리의 크기와 방향을 대충 구분할 수 있다. 아기가 가장 선호하는 소리는 사람의 목소리로, 생후 며칠이 지나면 모국어의 운율과 외국어의 운율을 구분할 수 있다고 한다. 또 아기는 낮은 소리보다 높은 소리를 선호하기에 아기에게 말을 걸 때는 평소보다 높은 톤으로 말하는 것이 좋다. 시각은 감각 중 가장 느리게 발달해서, 신생아는 20~25cm 거리의 물체만 불분명하게 볼 수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이 거리가 엄마가 아기를 안고 젖을 먹일 때 엄마의 얼굴 거리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아기는 엄마를 알아보는 데 꼭 필요한 정도의 시각만 가지고 태어나는 셈이다. 돌이 되면 이제 아기는 색, 깊이와 운동감 등의 요소를 모두 볼 수 있으며 두 살이 되면 시력이 0.3 정도가 되고, 다섯 살에는 0.8정도까지 향상된다. 아홉 살이 되면 성인과 비슷한 수준의 시력을 갖게 된다.
비록 어른에 비해서는 많이 부족하지만, 아기는 각 단계에서 자신이 필요한 만큼의 감각을 발달시키며 성장한다. 그러므로 정상적인 감각 발달을 위해 적절한 자극은 필요하지만, 감각 발달을 촉진하기 위한 지나친 자극은 오히려 해를 입힐 수 있다.
EBS 아기성장보고서